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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들이 K리그 챌린지 경기장에 온 사연은?

작성자 : 관리자2017-09-11  |  VIEW 2134


10일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아산무궁화와 대전시티즌의 경기가 열린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속속 관중이 모여드는 가운데 유독 축구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의 아이들이 경기장을 채웠다. 이들은 하나 같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야구 모자를 통일해 쓰고 있었다. 누가 봐도 야구선수들이었다. 축구 경기장에 등장한 야구 선수들의 모습은 색달랐다. 온양중학교과 온양온천초등학교 야구선수 70명이 K리그 챌린지 경기장을 찾은 것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우천 아산시야구협회장의 제안이었다. 정우천 협회장은 지난해 아산 야구계 수장이 된 뒤 지속적으로 지역 체육계와 교류했다. 아산시축구협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아산무궁화 대표가 된 박성관 대표와도 그 전부터 친했다. “언제 한 번 경기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역내에서 야구 명문으로 통하는 온양온천중학교와 온양온천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물었다. “축구장 한 번 갈까?” 아이들은 곧바로 반겼다. 정우천 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축구는 모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입니다. 야구하는 아이들도 야구 말고는 축구를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잖아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축구장 나들이는 처음이었다. 이들이 야구 유니폼을 차려 입고 경기장에 자리를 잡자 주변에서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내운서도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경기장에 아산 야구 유망주들이 왔습니다.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처음 보는 축구 경기, 그것도 성인 선수들의 경기를 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현역 시절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를 거친 온양중학교 김회권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축구장은 처음인데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가까워서 놀랐습니다.” 이들은 90분 동안 내 지역 팀인 아산을 응원했다. 이 경기가 K리그 클래식인지 K리그 챌린지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김회권 코치는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도 축구경기를 통해 가르침을 주고 싶었다. 경기를 보며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저 선수들이 순간적인 스피드를 어떻게 내는지 봐봐. 내야 수비를 할 때도, 외야 수비를 할 때도 주루 플레이를 할 때도 저런 순간적인 스피드는 필요해.” 김회권 코치는 진지했지만 아이들은 첫 축구장 나들이가 즐거웠는지 그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축구를 즐겼다. 아이들뿐 아니라 이 아이들의 부모까지도 함께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 한 켠은 들썩들썩했다. 이들에게 축구와 야구는 대립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김회권 코치는 축구와 야구가 아예 다른 스포츠가 아니라고 했다. “축구는 체력을 야구보다 더 많이 소모합니다. 누군가는 야구가 기동성이 부족한 스포츠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야구도 결국에는 뛰어야 점수를 내는 스포츠죠. 그런 면에서 우리 아이들이 오늘 이 경기를 보고 순발력과 체력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탁 트인 경기장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네요.” 김회권 코치는 아이들과 “또 축구장에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축구장에서 응원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이들은 그 전에 같은 스포츠인이었고 아산시민이었다.

정우천 협회장은 앞으로도 이런 종목간의 교류를 자주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아이들과 처음 축구장에 와 봤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는 지역의 스포츠인들이 함께 협력하고 공생해야 해요. 그래야 지역 스포츠가 다 같이 발전할 수 있잖아요. 겨울이 되면 이 아이들과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경기도 보러 가야죠. 이렇게 아산 시민으로서 경기장에 와 응원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스포츠를 통해 아산 시민들이 하나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산의 어린 아이들에게는 축구나 야구나 다 즐거운 스포츠일 뿐이었다.
기사원문 : 스포츠니어스 김현회 https://goo.gl/yB2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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