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뉴스

  HOME  >  공지사항  >  구단뉴스

[b11 인터뷰] 박동혁호 탑승한 '철인' 송승민의 예감… "똘똘 뭉친 충남아산, 5위도

작성자 : 관리자2022-02-04  |  VIEW 418


 (베스트 일레븐=남해)

'철인' 송승민. K리그 역대 필드플레이어 중 '최다 연속 출장'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송승민은 2015년 8월 23일부터 2018년 7월 7일까지 104경기에 연달아 출전했다. 괜히 철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게 아니다.

K리그1에서 오래도록 두각을 나타내던 송승민은 이번 시즌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수비형 윙어'인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리기 위해 K리그2에서 많이 뛰기로 소문 난 충남아산 FC의 문을 노크했다.

<베스트 일레븐>은 남해에서 전지훈련에 한창 몰두 중인 송승민을 만났다. K리그를 대표하는 '아이언맨'은 충남아산과 함께 가진 기량을 맘껏 펼쳐 보이겠다며, 2022년을 뜻깊은 시간으로 꾸미겠다는 각오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b11: 어때요? 충남아산의 훈련은 할 만한가요?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b11: 각광 받았던 2010년대 중반과 달리 최근 몇 년은 쉽지 않았습니다.

"2018년에 포항 스틸러스에 있었고, 이후 상주 상무(現 김천 상무)에 갔습니다. 그 무렵부터 약간 꼬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평소에 당하지 않던 부상이 군대에서 찾아오더라고요. 남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원체 부상이 없었던 제게는 생각보다 적응하기 어려운 순간이었습니다.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적어졌어요. 욕심을 부리다 보니 회복 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했고요. 쉽지 않았습니다."

b11: 맘껏 뛰지 못하다 보니 선수로서 자신감이 흔들렸을 법도 합니다.

"아닙니다. 자신감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그동안 스스로 '자만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포항에 가면서 관심을 받았고, 그 사이 저도 모르게 안일해졌던 거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제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굳이 남들 탓을 할 필요는 없죠. 이렇게 정리하니 운동을 할 때 다시금 안정을 찾았습니다."

b11: 겨울 이적 시장, 선택지가 여럿 있었을 텐데 충남아산을 택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커리어 대부분의 시간을 K리그1에서 보냈잖아요?

"네. 여러 팀들이 있긴 했죠. 그러나 요즘에는 K리그1이나 K리그2나 갭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에 이적한 선수들도 K리그2에서 K리그1의 좋은 팀으로 넘어간 경우가 있잖아요. 확실히 예전보다는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격차가 줄었습니다. 그리고 K리그2 중계가 과거와 달리 확실해졌다는 점도 장점인 거 같아요. 지금은 K리그2에서 '도전자'가 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b11: '일단 뛰자'는 마음도 절실했을 거 같아요.

"지난 시즌 광주 FC에서는 잘 안 됐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머금고 도전합니다. 충남아산의 박동혁 감독님이 절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을 얻었습니다.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b11: 직접 와서 보니 충남아산이라는 팀은 어떤 거 같나요?

"사실 주변에서 충남아산이 조금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드린 대로, 감독님이 나를 원하고, 나 또한 도전하고 싶으니 문제 될 게 없었죠. 막상 와서 보니 꽤나 놀랐습니다. 선수단을 향한 지원이 생각보다 좋았거든요. 특히 모든 분들이 진심에 열심입니다. 지금까지 느낀 건 이렇습니다. 다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물론 넉넉한 구단보다 모자란 부분은 있겠죠. 그래도 선수들을 위해 어떻게든 맞춰주려는 충남아산의 모습들이 제겐 '할 만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어요. '좋다'라는 인식이 머리에 생겨날 정도로요. 선수단 물품 같은 경우도 훌륭해요. 옷도 좋아요!"

b11: 박동혁 감독과는 이적 직전에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통화도 좋지만, 일단 제가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래서 그 전에 따로 연락은 하진 않았습니다. 감독님은 부산 전지훈련 때 처음 만났습니다. 인사를 나눴는데, 친근하게 다가와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따로 한 말이 있다면요?) '잘해야 된다' 이러시더라고요(웃음).
b11: 아무래도 팀 내에서 네임밸류가 높은 선수다 보니 부담감이 있을 것도 같아요.

"인터뷰를 했을 때 15개 공격 포인트를 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독님도 '꼭 15개 해라'라면서 장난을 치십니다. 부담감은 솔직히 크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다면, 팀 덕분이에요. 충남아산이 희한한 게 뛰면 뛸수록 주변에서 도와주는 느낌을 받아요. 동료나 감독·코치님들은 물론 지원스태프들까지. 다들 한 마음이에요. 그냥 '잘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실력을 떠나서 기대 이상으로 합이 맞는다는 느낌이 제게 색다르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b11: 원래 충남아산에 친했던 선수가 있나요?

"알았던 선수는 많이 없습니다. 그나마 (유)준수 형을 알았죠. 준수 형은 '네가 와서 잘해줘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많이 도와줄게'라고도 했어요. 그래서 저도 형에게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답했습니다(웃음).

b11: 훈련을 해보니까 이번 시즌 충남아산은 어떤 위치일 거 같나요?

"지금 훈련하면서 굉장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저번에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까 목표가 6위라고 하셨는데, 저는 5위 이상도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입니다. 선수들끼리 잘 뭉치고 하나가 되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 하나 튀는 이가 없고, 삐뚤어진 사람이 없고, 다 같이 뭔가 하려는 상태입니다. 이 느낌이 너무 좋아요."

b11: 외국인이 없는 충남아산, 이건 좀 어떨까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용병이 있으면 소통에 애로사항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오히려 한국 선수들끼리 더 뭉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내면 더 큰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b11: 팀 내에서 승격을 경험한 유일한 선수입니다.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파한다면?

"예전에 광주에서 4위부터 치고 올라갔습니다. '도장깨기'로 다 부수면서 가니까 경기력과 기세로는 더 유리하다고 봐요. 그러니 우리도 5위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에 진입한다면 진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누가 승격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광주가 승격할 때도 엄청 강했던 건 아니거든요."

 


 b11: 공격 포인트 15개를 떠나 현재의 송승민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저를 '수비형 윙어'라고 하세요. 요즘은 공격들도 수비를 하는 시대이니, 제가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활동량이 장점이니 여전하다는 걸 어필하고 싶어요. 그렇게 많이 뛰다 보면 찬스가 찾아와 공격 포인트도 덩달아 따라올 거라고 봅니다."

b11: 충남아산의 지난 시즌 장점 중 하나는 '전환'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송승민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발이 엄청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습니다. 모든 선수가 다 빠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계나 제공권 등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어요. 빠른 선수들을 위해 제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봐요."

b11: 외국인이 없다 보니, 결정력의 어려움이 있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런 점은 감독님도 걱정을 좀 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슛 훈련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커리어에서 직접 봤던 좋은 선수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따라하는 트레이닝을 이어갈 거예요. 이전보다 더 많이, 배로 노력할 겁니다. 진짜 열심히 할 겁니다."

b11: 또 다른 별명 '언성 히어로'보다 이번 시즌만큼은 충남아산의 '히어로'가 돼야 할 듯합니다.

"부담 같은 건 없어요. 모든 게 설렙니다. 빨리 시즌이 시작했으면 좋겠고, '나'를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 몸이 올라오는 단계여서 얼른 부딪치고 싶습니다. 준비한 만큼, 해내고 싶어요."

b11: 전방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도 일단 측면에 설 확률이 높겠죠?

"아무래도 그렇죠. 어쨌든 앞에 3자리를 다 볼 수 있긴 하니, 감독님 주문에 따를 뿐입니다. 어느 자리든 상관없어요. 9번 공격수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측면과 중앙의 차이라면, 측면에서는 체력이 힘든데 중앙은 두뇌가 힘들어요. 중앙에서는 골을 못 넣을 때의 스트레스가 찾아옵니다. 측면은 그런 압박보다는 몸이 정말 괴롭습니다."

b11: K리그 104경기 연속 출전의 대기록, 104라는 숫자는 송승민 인생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이 기록은 아마도 깨뜨리기 쉽지 않을 겁니다. 주변에는 '누군가 깨겠지'라고 종종 말하곤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러긴 어려울 수 있을 거 같아요. 누군가는 '이게 뭐 기록이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또 어떤 이들은 대단한 기록이라고도 말해줍니다. 104라는 숫자는 제게 자부심입니다."

 

조남기 기자 jonamu@soccerbest11.co.kr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