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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감독 인터뷰] “충남아산과 의리를 지키고 싶어요”

작성자 : 관리자2020-08-31  |  VIEW 1048


 

(베스트 일레븐)
충남아산 FC의 순위는 하나원큐 K리그2 2020 17라운드를 기준으로 9위다. 10개 클럽 중 아홉 번째, 즉 최하위권이라는 소리다. 그러나 충남아산의 성적을 비판할 순 없다. 이번 시즌 창단한 팀임에도 매 경기마다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K리그 22개 클럽 중 최저 예산에, 험난한 K리그2에 갓 뛰어든 팀이, 이 정도면 분명 잘해내고 있는 거다.

그 중심엔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이 있다 1979년생으로 K리그에서 가장 젊은 지도자인 박 감독은 허물없는 리더십과 적절한 전술을 바탕으로 팀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있다. 아산 무궁화 FC 시절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능력을 입증했던 박 감독은 이젠 어린 선수들과 함께 ‘오래가는 충남아산’의 토대를 닦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2020시즌을 바쁘게 보내고 있는 박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왔다. 구단 전체를 통틀어서도 충남아산에 대한 사랑이 가장 커 보이는 박 감독은 이 팀과 함께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올라볼 참이다. 젊은 감독과 젊은 선수들이 어우러진 팀이기에 잠재력은 무한하다.
 



 

-. 충남아산, 치열하게 시즌을 보내는 중입니다. 생각한 만큼 팀의 경기력이 올라왔을까요?
“경기력은 올라온 거 같아요. 승리가 부족해서 저도, 선수들도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험이 적은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힘든 점이 있는 건 맞아요. 올해 K리그2가 워낙 치열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합니다. 경기장에 편안하게 나아갈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어요. 그게 선수들한테 가장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평소 선수들과는 어떤 식으로 대화를 풀어가나요? 선수 시절엔 ‘무서운 형’처럼 비춰지기도 했잖아요.
“제가 지는 것도 싫어하고, 성격이 강하기도 해요. 그래도 선수들에게 살갑게 장난도 치면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물론 엄할 땐 엄하죠. 집중해서 훈련해야 할 때는 저부터 진지하게 행동합니다. 결국 선수들과 ‘밀당’을 하고 있는 셈이죠.”

-. 현역 시절 성공을 경험했던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만큼, 지금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해줄 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 친구들은 확실히 제가 선수 생활을 할 때랑은 달라요. 우리 때야 밖에서 할 일이 없었으니 모여서 축구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짙었는데, 요새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다양하잖아요? 쉬운 말로 눈을 돌릴 곳이 많아요. 그래도 선수들이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해서 축구에 매진했으면 합니다. 준비를 하고 최선을 다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거든요. 목표 없이 경기장에 나가기보다는, 예를 들어 ‘국가대표가 되겠다’ 혹은 ‘해외 진출을 하겠다’ 같은 구체적 무언가가 필요해요. 항상 선수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 충남아산은 현재 U-18 팀도 운영 중입니다. 어린 선수들도 꾸준히 체크하고 있나요?
“두 명 정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올해 연습 경기 할 때도 불러서 같이 해봤고요. 성장 속도가 괜찮더라고요. 앞으로 구단이랑 상의를 잘해야겠지만,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인 아이들을 좋은 방향으로 끌어가려고 신경을 쓰고 있어요. (프로와) ‘연계성’을 만들어줘야 하니까요. 지금처럼만 성장한다면,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 유스팀과 소통은 어떻게 진행하는 편인가요?
“전적으로 해당 팀의 감독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각 지도자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죠. 프로 팀에 철학이나 성적에 맞추기 보다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와 연계도 연계지만, 결국은 유소년들의 발전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 아산 무궁화 시절의 오세훈처럼, 타 구단의 좋은 유스를 데려오는 박 감독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을 영입합니다. 대학생이든, 테스트든, R리그든, 몰래 지켜보면서 확인하고 결정합니다. 오세훈은 오래 전부터 지켜봤던 선수기도 하고, 연습 경기 때도 눈에 띄더라고요. 그래서 임대로 데려오게 됐죠. 현재는 역시 임대로 데려온 김찬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괜찮은 선수에요. 기회가 올 때마다 열심히 뛰면서 성장하고 있답니다. 요즈음도 임대를 위해 체크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어요. 아직 본격적 대화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일단은 꾸준히 지켜봐야죠. 우리처럼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구단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을 저렴하게 영입하거나 임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 2021시즌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요?
“올해는 도약을 준비하는 팀이라고 봐주시면 될 거 같아요. 성적보다는, 가능성이죠. 내년엔 더 높은 순위를 목표로 삼을 겁니다. 또다시 어려운 과정이 따르겠지만, 충남아산을 기대감을 갖게 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 적은 예산 속에서 신생 팀을 계속 끌어올린다는 건 참 고된 일일 것 같습니다.
“결국 선수들을 잘 찾아봐야겠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찾는 게 첫 번째고, 재능 있는 선수들은 임대로 영입해야 해요. 연봉이 높지 않은 타 팀 선수들도 잘 파악해 그런 선수들을 바탕으로 팀을 꾸려야겠죠.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에요. 큰 금액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야 합니다. 이런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에요. 돈이 많은 구단이라면 데려오고 싶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지만, 우리는 여건상 그럴 수 없잖아요.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지만, 또 잘 준비해봐야겠죠.”

-. 2017년부터 아산에 머물렀습니다. 다른 곳으로 갈 기회도 있었을 텐데, 아산과 계속 함께 걷는 이유가 있는 건가요?
“제가 아산 무궁화에서 수석코치부터 시작했잖아요. 이후엔 감독이 돼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고, 이젠 시민구단이 창단되는 과정까지 지켜봤어요. 그래서 책임감이 더 생겨요. 이 팀에서 처음으로 감독을 했기 때문에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시민 구단 충남아산의 초대 감독으로서, 팀을 잘 만들고 기대감을 키우는 게 목표가 됐어요. 좋은 팀을 맡으면, 좋은 선수를 영입해서 경기를 보다 쉽게 풀어갈 순 있겠죠. 그러나 어려운 팀을 맡으면서 저 스스로도 성장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직은 지도자로서 한창 배우는 단계고, 그런 의미에서도 충남아산은 제게 소중한 곳입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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