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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더라도 재미있게”… 점점 색깔 나타내는 ‘박동혁호’

작성자 : 관리자2020-08-03  |  VIEW 659


 

(베스트 일레븐) 지난 1일, 충남아산 FC는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3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전에서 1-2로 석패했다. 한 명이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 붓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열정은 장대비를 뚫고 현장의 모두에게 전달됐다.

그래서였을까. 경기 후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에게서도 패장답지 않은 ‘당당함’과 ‘만족스러움’이 느껴졌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피치로 들어가 선수들을 일일이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박 감독은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들이 참 좋았다”라고 호평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사령탑의 눈에 좋아보였다는 건, 선수들이 한계를 초월하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일 거다.

충남아산은 이번 시즌 창단했고 사실상 K리그2의 최약체로 평가받는 클럽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즌 초반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고, 첫 승도 정말이지 오래 걸렸다. 유명인사보다는 무명 선수들의 지분이 훨씬 더 큰 팀이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비춰졌다.

그러나 첫 승 이후, 박동혁호는 예상을 뒤엎고 달라지고 있다. 두 번째 승리도 빠르게 챙겼고, 1일엔 리그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 대전하나를 상대로도 ‘대등하게’ 싸웠다. 갓 만들어진 신생팀 이미지는 다 사라진 듯했고, 앞으로는 리그의 어떤 적을 만나더라도 위협을 가할 만한 힘을 지닌 팀으로 자라난 것처럼 보였다.

동료들을 조율하는 헬퀴스트, 팀의 크랙으로 성장 중인 이재건, 존재감이 확실한 전방의 무야키치를 비롯, 배수용과 차영환이 중심이 되는 신구 조화 수비진과 박세직이 기둥이 되는 중원까지, 이젠 ‘원 팀’의 향기가 제법 묻어나는 충남아산이다.

박 감독은 대전하나전에서 보였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가 이끄는 충남아산이 잠재력을 지녔다고 확신하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남겼다. “지더라도 재미있게 하겠다.” 공격적으로, 재미있게, 또한 열정적으로, 박동혁호는 이런 신념을 갖고 2020년을 항해하는 중이다.

박동혁호의 항해 속도는 조금 늦어질 순 있다. 아직도 손봐야 할 부분이 많고, 가다 보면 암초를 만나며 휘청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력과 분위기를 보아하면 그들의 방향성, 즉 항로는 결코 틀리지 않은 게 확실하다. 경기도 점차 다이내믹해지고, 오밀조밀 만들어가는 플레이도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부쩍 발전했다. 선장과 선원이 하나 되어 흘러가는 K리그2의 막내 클럽 충남아산. 이들이 과연 이번 시즌 어떤 지점까지 전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유하지도 않고 스타플레이어도 없는 군소 클럽이지만, 충남아산의 내구성은 점점 견고해져 간다.


 


글=베스트일레븐 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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