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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독특한 사회공헌 전략, “미래를 잡아라”

작성자 : 관리자2019-03-24  |  VIEW 996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그거유? 그냥 경찰대학 있으니까 하는 거지유.”
 

지난해 초 한 택시 안에서 기사에게 아산무궁화에 대해 묻자 나온 대답이다. 실제로 그랬다. 당시 아산에 축구단이 생긴지 두 번째 해였지만 여전히 아산에서 축구단은 ‘경찰청 축구단’이었다. 인구 31만 밖에 되지 않는 아산시 안에서, 그것도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며 많은 이야기를 듣는 택시기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아직도 아산의 갈 길이 멀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다시 한 번 아산에서 택시를 탔다. 똑같이 물었다. 이번에는 꽤 다른 대답이 등장했다. “아이구… 올해도 잘해서 이번에는 승격 좀 해야 할텐데유.” 혹시나 싶어 택시 안을 둘러봤지만 축구와 관련된 어떤 표식도 찾을 수 없었다. 그 1년 동안 아산은 지역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는 증거다. ‘비타민’으로 시작되는 아산의 사회공헌활동과 지역사회를 향한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사회공헌활동은 ‘학생’을 향해 있다는 것이다.
 

“여학생들의 체육 참여가 늘었어요”
아산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은 바로 ‘비타민 스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산 관내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일일 축구교실이다. 벌써 100회를 넘겼다. 유치원을 제외한 아산 관내 학교 수는 76개다. ‘비타민 스쿨’이 모든 학교를 한 번 이상 찾아갔다는 이야기다. 올 시즌에도 ‘비타민 스쿨’은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아산의 시민이자 잠재적인 아산 팬이기 때문.

지난 시즌 아산의 ‘비타민 스쿨’은 꽤 많은 인기를 얻었다. 사업 초기에는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구단에서 공문을 돌려야 했지만 이제는 먼저 신청이 온다. 특히 옆 반에서 하는 ‘비타민 스쿨’에 자극 받은 학생들이 담임 교사 또는 체육 담당 교사에게 조르고 있다는 후문. 한 학교 관계자는 “벌써부터 학생들이 ‘올해는 안오는가’라고 묻는다”라며 웃었다.

아산 충무초등학교 채진병 교사는 ‘비타민 스쿨’에 대해 “교사 부임 5년 차인데 그동안 이렇게 체육 활동을 재능기부로 온 적이 없었다. 선수들이 본인 훈련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학생들을 위해 시간 쪼개서 와주는 것 하나 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학생들이 수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을 많이 느낀다. 프로 선수와 함께 호흡하고 내 고장 팀의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학생들이 좋아하고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특히 ‘비타민 스쿨’은 여학생의 체육 활동 참여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학교 일선에서는 여학생들의 저조한 체육 활동이 고민이다. 채 교사는 “아산 선수들이 여학생은 따로 분리해 미니 게임이나 기초적인 훈련을 시켰다. 그런데 여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즐거워 하더라”면서 “오히려 내가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학생의 체육 참여도를 높일 아이디어를 얻는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아산시는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젊은 층의 유입이 많다는 것이다. 젊은 부부의 유입은 곧 어린이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에게 ‘우리 동네’, ‘우리 아산’이라는 애향심을 심어줘야 한다. 우리 동네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스킨십을 하며 자연스럽게 이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제 어른들은 “예전에 여기가 온양이었쥬”라고 말하지만 어린이들은 “아산”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의 ‘아산 대표’를 키운다
단순히 아산은 관내의 초·중·고만 바라보고 있지 않는다. 이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성인인 대학교까지 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순천향대의 여자축구 동아리 ‘SWFC’다. 아산은 이 동아리에 가입한 순천향대 여학우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축구를 접하게 한다.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꾸준히 아산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아산에 위치한 지역 대학 중 하나다.

현재 전국의 대학에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여자축구 동아리다. 하지만 순천향대는 비교적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대부분의 여자축구 동아리가 수도권 또는 영남권에 위치해있다. 다른 여자축구 동아리가 교류전 등을 통해 발전을 도모하는 동안 순천향대의 경우 ‘아산’이라는 지리적인 불리함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아산무궁화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

단순히 아산 구단의 한 스태프가 그들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의 경우 유병훈 수석코치와 이완 코치가 지도했고 유병훈 수석코치가 떠난 올 시즌은 이완 코치가 주도적으로 그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성인 1군 팀 코치다. 아산이 순천향대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 짐작케 한다. 심지어 연습경기 상대를 섭외할 뿐 아니라 조직력 극대화를 위해 “회식을 자주하라”는 사소한 조언까지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순천향대 여자축구 동아리 ‘SWFC’의 주장 주예림(23)은 “이 정도로 프로 구단이 도와주는 학교는 없다”라고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제는 동아리 회원도 20명이 넘어가면서 자체 연습경기가 가능할 정도라고. 주예림은 “훈련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면서 “운동 시간이나 지각 등 사소한 것까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라고 소개했다.

아산과 ‘SWFC’의 목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퀸컵 출전이다. 이 대회는 전국 대학 여자축구 동아리 최강자전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에도 이들은 K리그퀸컵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들이 만일 K리그퀸컵에 출전하게 된다면 유니폼에는 아산의 이름과 엠블럼이 새겨진다. 아산무궁화가 또 다른 아산의 대표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현재 대신 미래를 선택한 아산
최근 여러 지방 소도시들은 인구 소멸에 대한 걱정이 많다. 출산율이 감소하고 평균 연령이 급속히 올라가고 있다.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 불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젊은 층, 그리고 어린이들을 적극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아산은 현재 인구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다른 지자체에 비해서는 고민이 덜하다.

하지만 충분히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누군가 “당신의 고향은 어디입니까?”라고 물어봤을 때 어느 곳에서도 이름을 들을 수 없는 도시는 곧 생겨난다. 그렇기에 아산은 미래를 보고 10대와 20대 계층에 사회공헌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다. 그들은 잠재적인 아산의 고객이 될 뿐 아니라 아산시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미래다. 아산은 현재보다 미래를 선택하고 있었다. 그래서 해체 위기에 놓였을 때도 사회공헌활동은 내려놓지 않았다.

최근 많은 K리그 구단들이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각자 지역의 특색과 상황에 맞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아산은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K리그 구단이 어떻게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할지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정답을 내리기는 이르다. 그들의 성과는 제법 세월이 지난 뒤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아산은 미래를 선택했고 그것은 아산시에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출처 : 스포츠니어스
링크 : https://bit.ly/2TWzD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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