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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으로 2021 K리그2 할퀸 박동혁 사단… 저예산으로도 '임팩트'

작성자 : 관리자2021-12-23  |  VIEW 547



 

(베스트 일레븐)
2020년, 충남아산 FC는 K리그2 꼴찌였다. 27경기를 치르며 5승 7무 15패. 저예산에 신생 구단이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2021년에도 주머니가 두둑해진 건 아니었다. 충남아산은 올해도 K리그2에서 재정이 열악한 부류에 속했다. 그러나 결과만큼은 2020년과 판이하게 달랐다. 충남아산은 하나원큐 K리그2 2021을 8위로 마감했고, 한 발 더 나아가 타 클럽을 긴장케 할 만한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는 달라올랐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3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4-0으로 잡은 뒤 잠재력이 폭발했다. 이어 충남아산은 6라운드에서 당시 K리그2 선두였던 서울 이랜드까지 꺾어내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박동혁 감독은 서울 이랜드를 꺾은 뒤 "모두가 헌신했다"라면서 2021년 충남아산의 팀 스피릿이 예사롭지 않음을 밝혔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긴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충남아산을 덮쳤다. 선수단 자가격리는 불가피했는데, 이후부터 성적이 쭉쭉 떨어졌다. 충남아산은 FA컵 일정을 포함해 4월 무렵 공식전 7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6월에 벌어진 16라운드에서 알렉산드로의 대활약으로 이기긴 했으나, 이후 6경기 동안 또다시 무승의 늪에 빠졌다. 심지어 전남 드래곤즈-안산 그리너스-김천 상무-FC 안양에 4연패를 당한 적도 있다. 박동혁 감독은 이 시기를 "내용은 좋았는데 결과가 따라오질 않더라. 4연패를 겪을 때는 힘들었다. 자가격리 후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게 치명타였다"라면서 괴롭게 회상했던 바 있다.
 

 


 

하지만 충남아산은 여기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워낙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친 팀이기 때문인지 여간한 위기에는 굴하지 않았다. 이즈음 박동혁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의해 전술적 변화가 발생했는데 이게 적중했다. 충남아산은 백 스리에서 백 포로 후방의 모양을 바꿨고, 그때부터 다시금 승리를 쌓아갔다. 바이러스에서 시작한 위기를 '지략'으로 극복한 경우였다.

시즌 중반, 충남아산은 '절정'이었다. 부천 FC 1995-전남 드래곤즈-경남 FC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고, 이후에도 차곡차곡 승리를 쌓았다. 2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이 끝난 뒤에는 순위가 무려 5위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8경기에서 무려 6승을 기록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시민구단 중에서도 예산이 빡빡하기로 소문 난 충남아산의 기적 같은 행보에 세간의 주목도는 높아졌다. 박동혁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리더십, 포기를 모르는 선수단의 끈끈한 팔로우십이 극에 달하니 이런 놀라운 결과 빚어졌다.
 

 

선수들 모두가, 박동혁 감독조차 플레이오프 진출을 조심스레 입에 담던 그 무렵, 충남아산은 급격하게 흐름이 꺾였다. 부상자가 연이어 발생했고, 선수단 체력에도 과부하가 걸리니, 전술적으로 약점을 극복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충남아산은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8경기에서 침묵하며 꿈꿨던 플레이오프권이 아닌 8위에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지난 시즌보다 오른 순위였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던 까닭은 2021년 충남아산의 경기력이 워낙 뛰어났었기 때문이다. '영플레이어상' 김인균의 체력과 속도를 앞세워 알렉산드로가 조미료를 치는 충남아산의 속도전은 굉장히 매서웠고 동시에 매력적이었다. 약간의 운만 더 따랐다면 정말이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도 있었다. 부산 아이파크의 페레즈 감독은 충남아산의 '좋은 축구'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던 적도 있다.
 

 


시즌 마무리는 훈훈했다. 박동혁 감독은 "간절했던 마지막, 결실을 맺었다. 선수들, 스태프들, 구단까지, 우여곡절 끝에 참 힘든 시즌을 보냈다. 몇 번 언급했다시피 아쉬운 순위다. 그래도 스태프들과 선수들이 열심히 전략을 짜서 경기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누구보다도 고생을 많이 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리 선수들이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 올 시즌은 저보다도 노력한 선수들이 박수를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웃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은 오늘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잘 보내겠다"라면서 2021년의 충남아산이 알찬 시간을 보냈음을 확신했다.

2021년의 충남아산은 부족한 예산으로도 모두가 응집력을 발휘한다면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현실적 여건상 결과까지는 한계가 있더라도, 축구를 즐기는 이들에게 울림을 선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축구를 보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충남아산은 훌륭하게 해냈다. 2021년의 성과 덕분에 2022년의 전진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343/0000109781
조남기 기자 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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